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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점검과 인가란 무엇인가
관리자  2012-04-09 12:16:13, 조회 : 1,689, 추천 : 368

1.점검과 인가란 무엇인가

때때로 공부를 점검받고 마침내 깨달음을 인가받은 것은 선 수행의 중요한 절차이다. 스승과 제가 사이에서 깨침의 세계를 이심전심으로 전하는 선의 특징상 공부의 정도를 점검하고 마지막으로 깨달은 경지를 확인하고 인가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점검과 인가의 중요성

점검은 수행자가 선지식에게 자신의 공부 상태를 물어 확인하는 것이다. 세상의 다른 모든 일도 숙달된 경지에 오르려면 반드시 지도자로부터 점검을 받으면서 애써 노력해야 하듯이 선 수행 또한 눈 밝은 지도자로부터 정확하고 섬세한 점검을 받아야만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 특히 화두를 참구하여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매우 면밀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한다. 수행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은 선지식이 지도해 주지 않으며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마음은 큰 바다와 같다. 광풍이 불면 커다란 파도가 일렁이듯이 분별심이 일어나면 번뇌의 파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자면 고요해져 명경지수가 되듯이 생각이 쉬면 청정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수행자는 때때로 스승을 찾아가 공부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지 않은지, 고칠점은 무엇이고 보완할 점은 어떤 것인지를 일일이 묻고 스승의 지도에 따라 지정하여 공부가 무르익도록 점검받아야 한다. 스승은 일상생활에서 닥쳐오는 경계의 문제라든가, 병통에 걸렸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라든지, 화두를 깊고 면밀하게 드는 방법에 대하여 지도해 주는 등 마지막 관문을 넘을 때까지 하나하나 자상하게 일러 주어야 한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 점검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수행자들은 화두 참선에 재미를 못 붙이거나 엉뚱한 길로 빠질 수가 있다. 그러니 점검은 중요한 것이다.

인가는 수행자가 화두를 깨쳤는지 못 깨쳤는지를 점검하여 깨달음을 인정하고 인정받는 수행의 마지막 과정을 말한다. 곧 수행자가 화두를 타파했을 때 선지식이 그 경계를 점검하고 바로 깨달았으면 인가햐여 점두點頭해주는 일이다.

선禪에서 인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그야말로 용의 눈동자를 찍어 상아 움직이게 하는 畵龍點睛의 순간과 같다. 선에서 특히 마지막 점두가 중요한 것은 어떤 수행자가 깨달았다고 할 때 그 깨달음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진실로 깨달은 것인지, 잘못 깨달은 것인지, 아니면 아직 미진한 것인지를 검증할 수 있는 밖으로 드러난 확실하고 명확한 잣대가 없다. 그래서 나름대로 소견으로 깨달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공부를 지어 가다 얻은 조그마한 지견에 집착해서 공부를 중단하기도 하고 곁길로 빠져드는 착각도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자신이 경험한 깨달음에 제아무리 확신이 있더라고 옳고 그름을 확인하는 절차인 인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이비 도인이 출현하게 되어 스스로는 물론 다른 사람들마저 삿된 길로 내몰 수 있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진심으로 경계하고 경계할 일이다.

인가는 누구로부터 받나?

그렇다면 누구에게 인가를 받아야 하는가? 부처님께서 가섭존자에게 이심전심으로 전해 주신 법은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수많은 선지식을 거치면서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부처님의 법을 있는 다는 말은 그 깨달음의 내용이 부처님과 다름이 없음을 뜻한다. 이러한 분을 본분종사本分宗師 혹은 본색종사本色宗師라 한다. 조사선? 간화선은 그 특징상 깨달은 자만이 그 깨달음의 경지를 인가하여 법을 전하는 전통을 간직해 왔다. 그렇게 해서 삭막한 땅에는 진리의 물이 흘러 대지는 푸른 숲을 이루고 마침내 찬연한 꽃을 피웠던 것이다.

본색종사를 찾아가 깨달은 뒤 인가를 받으라고 강조한 분으로 중국의 몽산 선사와 우리나라의 태고 선사를 들 수 있다. 태고 선사는 화두를 참구하여 깨달음의 소식이 있게 되면 지혜 없는 사람 앞에서 함부로 말하지 말고 반드시 본색종사를 만나 보고 은밀히 결택決擇할 것을 강조하였다. 태고 선사는 「안산군 부인 묘당에게 주는 글」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참선하려면 모름지기 조사의 관문을 뚫어야 하고, 도를 배우려면 마음길이 끊긴 데까지 가야 한다. 마음길이 끊어질 때 바탕이 그대로 나타나니, 물을 마시는 사람만이 차고 따뜻함을 스스로 안다. 그 경지에 이르거든 아무에게나 묻지 말고, 바로 본색종사를 찾아가 그대의 살림살이를 다 털어 내보이도록 하 라.-

參禪須透祖師關 學道要窮心路斷, 心路斷時全體現 如人飮水知冷暖, 到此田地莫間人 須參本色呈機看

-「太古和尙語錄」- 上卷 「示安山君夫人妙幢」

태고 선사는 왜 깨달은 뒤 본색종사를 찾아 인가받는 것을 강조하였을까? 그 까닭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실로 그 경지에 이르면 어느 새 무명이 깨어지고 활연히 크게 깨칠 것이니, 깨친 뒤에는 부디 본색종장本色宗匠을 찾아 뵙고 마지막 인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그런 종사를 만자지 못하면 여이면열, 모두 마구니가 될 것이니, 진심으로 조심하기 바란다.-

則驀然無明破 豁然大悟矣 悟後須見本色宗匠 決擇究竟.若不見宗師則十箇五雙成魔去也至禱至禱

-「太古和尙語錄」- 上卷 「答方山居士」

만약 본색종사를 찾아가 그 깨달은 경지를 확인받는 결택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열이면 열이 다 마구니가 된다고 했다. 본색종사를 찾아가 인가받는 일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한편 화두 공부인은 스승에게 공부 점검을 받을 때 자신의 수행 현실을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 거짓 없고 간절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대하듯 선지식에게 자신의 수행 현실을 말씀드리고 겸허하게 지도를 받아야 한다. 선지식에게 점검받을 때는 자기의 공부 전체를 드러내어 분명하고 확실하게 점검받아야 한다. 바르게 의심을 지어 가는지, 경계에 끄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에 대하여 낱낱이 점검을 반아야 한다. 진실하고 거짓됨이 없이 낱낱이 스승께 보고하여 미세한 망상까지 점검받아야 제대로 점검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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